옥수수~ 하면 여러 추억이 떠오르는데, 가장 오래된 기억은 여름에 가족, 친척끼리 둘러앉아 찐옥수수를 먹던 기억이다. 몇해전 한국에 나가보니, 나의 언니는 강원도에서 지인이 보내준 찰옥수수를 쪄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별미로 즐기는 것을 보았는데, 예나 지금이나 한국에서는 찰옥수수를 맛있게 찐 것을 선호하는 듯하다. 나도 마찬가지이지만, 이곳 미국에서 한국의 찰옥수수를 구경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한때는 팰리오 다이어트(Paleo Diet, 관련 카테고리= Paleo &Gluten Free(팰리오+글루텐프리)를 실천해 보느라고, 옥수수를 거들떠 보질 않았던 적도 있긴 하지만, 나의 다이어트 실험은 또 돌고 돌기에, 작년엔 한국서 토종 블루 찰옥수수 씨앗을 구해와, 직접 키워 먹을 야심찬 계획까지 세우고 옥수수 재배를 실험한 적이 있다.
블루 찰옥수수 재배 실험, 2016년 미국 워싱턴주, 유진의 뒷마당 오가닉 텃밭.
옥수수 씨앗에 싹과 뿌리를 내서 텃밭에 옮겨 심은 후, 어린 열매까지 달리는 것을 목격하였으나, 빛이 턱없이 모자란 숲의 텃밭인 이곳에서 재배를 시작한 시기가 늦어서인지, 불행히도 완숙한 옥수수열매를 구경할새도 없이 겨울이 빨리 왔다. 그 아름다웠던 옥수수대는 눈보라 속에서 서서히 검게 변해갈 뿐...그렇게 아쉽게 끝난 나의 첫 옥수수 재배 실패경험!!
자연 바람+ 선풍기 센 바람에 말려 준비한 옥수수차 재료. 2016~2017 유진의 오가닉 부엌.
다행인것은 작년 가을, 동네 호박농장 축제에 가보니,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옥수수를 호박과 함께 덤핑세일을 하고 있어, 노랑알보다 찰지다는 하얀알 옥수수를 많이 사다가 쪄서 먹기도 하고, 일부는 올드스쿨- 농부들이 하는 식으로 흉내내어 말려보았다. 이렇게 생 옥수수 껍질을 아이 머리처럼 묶고 땋아 예쁘게 말려본 것도 처음이다. 처음 말릴때는 막연히 '나만의 옥수수차를 만들자' 라는 목적이었지만, 추수감사절 시즌부터 계속 호박과 함께 부엌의 한 코너 장식으로만 썼다.
콩를 비롯한 모든 단단한 알맹이차는 커피콩을 볶듯하면 될것이라는 믿음으로 만든 옥수수차, 2017 유진의 오가닉 부엌.
그런데, 겨울방학을 맞아 집에 온 아들을 위해 드디어 직접 옥수수차를 만들어 보기로 한것이다. 우리 아들은 식사때 보리차외엔 일체의 다른 차를 마시지 않는 아이라...시장서 파는 티백 보리차를 구하느니, 직접 만드는 신선한 옥수수차로 아들이 마실 보리차를 대신 할 수 있을 거라는 약간 불투명한 믿음과 함께!! 그런데, 그 약한 믿음이 강한 확신이 되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커피알처럼? 고소하게, 볶아 만든 옥수수차!! 보리차 대신으로 충분하고 오히려 더 고소해 중독 될 맛이라, 아들도 잘 마셔주었고, 그 후 쭉! 지금까지 나도 옥수차를 잘 마시고 있다.
올해는 보석같은 블루, 보라, 핑크등 인디언 옥수수를 일찌김치 실험재배 할 계획도 세워 두었는데, 시장서 사면 엄청 싼 옥수수를 구지 재배해 보려는 것은, 이런 컬러플한 생 옥수수를 팔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옥수수에겐 불리한 숲의 텃밭이라... 이번까지만 해보고 안되면 다음해 부터는 그냥 작년처럼 농장에서 화이트 옥수수를 사다가 말려두면 될 것이다. 사실, 옥수수는 차용도로 볶거나 팝콘을 만들면 본래의 색은 모두 없어지고, 검게 또는 하얗게 변해버리니까... ㅎㅎ
차갑게 또는 뜨겁게 사계절 OK!! 직접 만든 옥수수차의 경이로움, 2017 유진의 오가닉 부엌.
옥수수차는 뜨겁게해도 차갑게해도 맛에 있어 변함없이 고소함이 살아있다. 우려낸 옥수수차의 알맹이를 텃밭용 퇴비코너에 버린 다음 날, 정원주변을 걷다가 어디선가 솔솔 풍기는 팝콘의 향기에 이끌린 적도 있다. 이처럼 옥수수차는 최종적으로 버려질때까지도 아주 고소한 팝콘의 향이랄까?
그동안은 상상도 못한 집에서 옥수수차 만드는 법
재료: 건조 옥수수(신선한 옥수수를 센 바람에 잘 말린 것), 바닥이 두꺼운 팬, 보호 철망.
1- 옥수수알 털기
잘 말린 옥수수는 한손으로 잡고 다른 손의 바닥으로 감싸면서 돌리면 우두둑...모두 금새 털어진다. 나는 신선도를 위해 그때그때 옥수수대에서 팬으로 털기를 해 주었다.
2- 커피콩처럼 볶기
알맹이를 팬에 넣고 약-고-중-약 불 순으로 조절해가며 원하는 컬러가 나올때까지 나무 수저로 천천히 또는 재빨리 저어가며 볶는다. 진한 컬러를 원하면 센불에서 태운듯하면 되지만, 나는 골든브라운- 노릇노릇- 약간 브라운...이런식으로!! 매번 할때마다 이 기술도 느는 것을 보면 역시 커피콩을 볶는 기술과도 일맥 상통하는 듯.
Tips. 조심할 것은 너무 센불에서 저어주지 않고 볶다보면 팝콘처럼 튀는 수가 있으므로, 얼굴을 가까이 대고 볶지 말것이며, 초보는 보호 철망을 덮고, 팬을 살살 자주 흔들어주거나 그안에 나무수저를 넣어 자주 저어가며 볶는 것이 안전하다.
3- 원하는 맛으로 완성하기
옥수수대에서 털어진 쭈글거리는 마른 옥수수알들속에 살아있는 수분과 살들이 톡톡 펴지면서...
점점 매우 통통해 진다.
태우지 않고 얼마나 맛있게 볶을 것인가? 커피콩 볶는 사람들도 이런 기분일까?...그런 생각으로 세심하게 다루면 된다. 커피 대용으로 마실 경우는 커피의 컬러가 나게 볶아도 될 듯!!
4- 차로 만들어 마시는 법
주전자에 생수 2L 를 붓고, 볶은 옥수수알을 1/3 컵 정도 넣어 중저온에서 고소한 맛이 우러나올때까지 뭉근히 끓인다.
마시는 법
끓인 옥수수차는 알맹이를 걸러 낸다. 한번 거른것은 버리지 말고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두번째 차를 만든 후에 거른, 알맹이와 함께 재탕해서 재사용후 버린다. 뜨거운 차로 마실때는 뜨거울때 보온병에 담아 두고 수시로 마시고, 차가운 차로 마실때는 물병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해두고 물대용으로 마신다. 옥수수차는 온도에 아주 민감하므로 아주 뜨겁게 혹은 아주 차갑게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쉽게 쉬어 고소한 맛이 변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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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여성 잡지 퀸(Queen), 오가닉 라이프- 메뉴 컬럼 연재중(2012~ 현재). 미중앙일보 격1~2월간 컬럼 연재중(2014~현재)
미국서 인기, 오가닉식탁 공식 페이스북 좋아요 페이지 Yujin's Organic Food & Life 로 여러분을 초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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